# 퇴근 후에도 울리던 카톡, AI와의 대화로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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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혁(Simpson) - GS EPS 바이오매스 발전운전원 출신, (주)GS 52g Studio Crew**

'AI 활용 사례'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두 가지 반응이 나옵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해야 하는 거 아냐?"와 "근데 그게 실제로 되긴 하는 거야?" 사이 어딘가에 서게 됩니다.

심재혁 매니저는 코딩을 모르는 채로 AI와 약 3,000번 대화하며 발전소 내부 시스템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2개월 간 600달러의 크레딧이 들었죠. 서비스 공식 오픈 이후 현재까지 오류·불만·QA 건수는 0건입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기술만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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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1. 쉬는 날에도 울리는 채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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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운전원은 어떤 일은 하는 사람일까요? 발전소는 연료를 태워 열을 내고, 그걸로 물을 끓여 전기를 만드는 곳입니다. 그 일련의 설비들이 24시간 잘 돌아가는지 감시하고, 점검하고, 유지/보수하는 게 기본 업무죠. 여기에 연료 관리, 효율 분석, 고장 원인 분석, 그리고 약품 관리까지 범위에 들어옵니다.

GS EPS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는 환경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7종의 화학 약품을 씁니다. 운전원이 이 재고량과 사용량을 직접 계산해 납품 업체에 배차 계획을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은 제각각이었어요.개인마다 엑셀을 하나씩 갖고 있었고, 업무 스타일도 사람마다 달랐습니다.

계산이 끝나면 업체에 카카오톡으로 배차 계획을 보냅니다. 심재혁 매니저는 카카오톡 업체 채팅방만 9개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팀 채팅방, 파트 채팅방, 안전 공지방까지 더하면 쉬는 날에도 업무 알림이 계속 울렸습니다. 게다가 납품 기사가 약속 시간에 오지 않으면 업체 담당자에게 전화하고, 담당자가 기사에게, 기사가 담당자에게, 담당자가 다시 운전원에게 연락이 돌아오는 구조였습니다. 입고가 완료되면 영수증 사진을 카톡방에서 받아 엑셀에 수기 입력했습니다.

약품 배차 업무에서는 약품이 외부로 누출되는 환경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실제 사고가 없었던 건 그 비효율적인 수작업을 사람들이 꼼꼼히 신경 써서 감당해왔기 때문이죠.

약품 배차에 순수하게 할애하는 시간은 한 번에 1시간 정도였지만, 사실상 근무 내내 이 업무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제어실 모니터 한 칸을 항상 약품 재고 화면에 띄워두고 12시간 내내 눈길이 갔습니다. 발전소 설비 이상 알람이 울리면 가서 조치하고, 업무 전화도 받고 발전 설비 운전업무를 하는 도중에도 약품 재고량과 사용량을 확인하는 화면을 항상 신경 써야 했습니다. 모두가 이 지난한 과정을 효율적으로 해결해주기를 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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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2. 일단 던져본 질문이 만들어준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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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g 크루로 합류한 뒤 심재혁 매니저는 이 약품 관리 업무 프로젝트를 맡았습니다. 이 업무의 페인포인트가 '진짜 문제'라는 건 5년 이상 그 업무를 해온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개발자였습니다.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프론트엔드 개발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때 52g 스튜디오에서 매력적인 접근을 소개해줬죠. 

바로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었습니다.

> *바이브 코딩: AI에게 자연어로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코드를 생성해주는 개발 방식. 별도의 코딩 지식 없이 원하는 기능을 말로 설명하는 것만으로 웹 애플리케이션의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코딩을 해본 적 없는 발전 엔지니어에게 '네가 직접 만들어봐'라는 말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해봤어요. v0*에 회원가입을 하니 5달러 크레딧이 주어졌습니다. 만들고 싶은 걸 무턱대고 썼더니, 뭔가 그럴싸한 게 나왔습니다. 그 순간 그는 생각했죠.

_'어쩌면 나 혼자 해볼 수 있겠다'_

> *v0: Vercel이 만든 AI 코딩 서비스. 프롬프트(자연어 명령)를 입력하면 웹사이트나 앱 화면을 자동으로 생성해줍니다.바이브코딩의 개념이 최초로 나온 건 2025년 2월이고, 이 바이브코딩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시작은 2025년 5월 21일이었습니다. 일곱 종의 약품 중 첫 번째 약품에 대한 배차 계획 기능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드는 데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5월 28일, 킥오프와 동시에 현업에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한번 써보세요'가 아니라, '이 약품은 이걸로 대체해주세요'였습니다.

바이브코딩의 개념이 최초로 나온 건 2025년 2월이고, 이 바이브코딩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시작은 2025년 5월 21일이었습니다. 일곱 종의 약품 중 첫 번째 약품에 대한 배차 계획 기능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드는 데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5월 28일, 킥오프와 동시에 현업에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한번 써보세요'가 아니라, '이 약품은 이걸로 대체해주세요'였습니다.

초기 한동안은 기존 엑셀 방식과 새 시스템을 병행했습니다. 새 시스템으로 인한 실수가 생기면 안 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1~2주 후, 새로운 시스템으로만 업무가 진행되는 걸 확인하자 그는 확신했습니다. 수년 간의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개선 할 수 있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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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3. 2개월 동안 쌓인 3,000번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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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개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AI에게 재고 계산을 시켰더니 숫자가 계속 틀렸습니다. 크레딧을 15달러씩 쓰고 나서야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었고, 다시 롤백해서 질문을 다듬었습니다. 어떻게 물어야 하는지 모르겠으면 질문하기 전에 다른 AI에게 먼저 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개념을 하나씩 습득했습니다. 웹페이지 상단 메뉴를 '내비게이션 바'라고 부른다는 것, 데이터베이스와 테이블이 뭔지, SQL이 뭔지, 슈퍼베이스*가 어떤 플랫폼인지.

> *슈퍼베이스(Supabase): 개발자 없이도 쓸 수 있는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심재혁 매니저는 이곳에 약품 재고 데이터를 저장하는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처음엔 화면에 값이 떠 있으니까 어딘가에 저장되겠구나 했는데, 컴퓨터를 껐다 켜니 데이터가 사라졌습니다. 브라우저 캐시 개념을 배운 계기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계획으로 이어졌고, 어떤 정보를 어떤 형태로 저장해야 하는지 종이에 직접 써봤죠. 입고 시간, 입고량, 업체명, 재고량, 사용량. 필요한 정보를 나열하고 AI에게 테이블 구조를 짜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물을 v0에 붙여 넣는 식으로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AI와 말이 통하는 수준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 였습니다. 처음엔 '재고량 값이 이상하게 들어갔는데'라고 했다면, 이제는 '어떤 버튼을 눌렀을 때 특정 테이블의 어떤 컬럼에 어떤 값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행착오를 하는 동안 포기하고 싶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 _"포기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린 셈이죠. 이미 사람들이 프로토타입을 잘 쓰고 있었거든요."_ - 심재혁 매니저

2개월 동안 약 3,000번의 대화가 쌓였습니다. 업무 시간에 창을 켜 놓고 다른 일 하다 보고, 퇴근 후에도 재미가 붙어 계속 했습니다. 당진 발전소 현장 근무 중에 만들었기 때문에 궁금한 게 생기면 바로 현장 제어실에 가서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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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4. 답은 현장에 있었다

서비스 공식 오픈 이후 현재까지 기능 개선 요청, 오류, 불만, QA 건수는 0건입니다.

이 수치에 대해 그는 시스템보다 과정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하루에 두세 번 씩 현장을 찾아가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냐고 물었습니다. 이공계 엔지니어들 특성 상 먼저 얘기를 잘 안 합니다. 참기도 하고, 얘기한다고 금방 바뀌지 않는다는 이전 경험이 축적돼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직접 갔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수정했습니다. 현업은 자신이 말한 의견이 즉시 서비스에 적용되는 경험을 하면서, 점점 물어보지 않아도 개선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얻어낸 피드백 중 하나가 유동사(모래)와 고령토 문제였습니다. 두 약품은 성격이 비슷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배차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입고 장소가 동일해 동시에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 불편함을 듣고 만든 기능이 시간 충돌 시 빨간 굵은 글씨로 표시해주는 경고였습니다. 현업이 직접 말해주지 않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기능이었죠.

개인 카톡의 알람으로 고통 받던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을 없애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카톡 메세지는 사라졌지만, 배차 요청과 확인 외에도 '차 언제 도착해요?', '연휴 전에 미리 주세요' 같은 비정기적인 메시지들이 달에 두세 번 정도 오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다시 현업을 찾아다녔습니다. 카톡방에서 어떤 얘기를 하는지, 그 얘기를 왜 하는지, 전화로 하면 안 되는지까지 파고 들었죠. 최종 해법은 GS EPS 공식 카카오톡 비즈니스 채널을 개설하고 현장 제어실에 비즈니스 채널 운영용 휴대폰를 두는 것이었습니다. 업체에서 오는 모든 문의는 그 채널로 오고, 회신은 개인 이름이 아닌 'GS EPS'로 나갑니다. 드디어, 쉬는 날 개인 카톡에 업무 알림이 뜨는 구조 자체가 없어졌습니다.

현재 공식 채널은 현업 및 외부 납품 업체 담당자를 포함해 40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재혁 매니저가 타깃했던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 멤버 전원이 포함되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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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5. 될 때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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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또 달라진 건, 현장 반응입니다. 심재혁 매니저에게 바이브 코딩을 묻는 동료들이 생겼죠. 그는 매번 같은 말을 했습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다고, 자신도 그 '누구나' 중에 한 명이었다고.

바이브 코딩은 심재혁 매니저에게 어떤 변화를 줬을까요? 이제 그는 어떤 주제를 들으면, 그걸 바이브 코딩으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가늠하는 눈이 생겼다고 합니다. 실제로 기존에는 기획안을 만들 때 와이어프레임 같은 부분을 PPT로 아주 작게 시작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바이브 코딩으로 빠르게 만들어 활용하는 게 더 편해졌다고 해요. 일단 해보면 된다는 감각이 생긴 것입니다.

같은 상황에 있는 현장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을 때도, 프로젝트 기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달라고 했을 때도, 결국 같은 말로 돌아왔습니다.

> _"정말 만들고 싶고 정말 해결하고 싶은 문제라면, 될 때까지 해야 된다."_ - 심재혁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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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s Note

인터뷰 내내 그가 가장 많이 한 말은 '되더라고요'였습니다. 반신반의로 시작해서, 해볼수록 된다는 확신이 쌓인 사람의 말투였어요. 되는 게 눈에 보이니까 재밌어졌고, 재밌어지니까 될 때까지 해보는 거죠. 

하지만 여기서도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현장이었어요. 5년 이상 현장에서 그 업무를 직접 해봤다는 것, 모르는 게 생기면 발전소 현장 제어실을 직접 찾아가서 바로 물어볼 수 있었다는 것. 그 두 가지가 이 시스템을 만든 진짜 조건이었죠. 바이브코딩 활용 기술은 도구일뿐 모든 답은 현장에 있었습니다.

-[ Hanna](https://www.linkedin.com/in/%25ED%2595%259C%25EB%2582%2598-%25EC%259C%25A0-565706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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