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필요한 당신, 계기를 만들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즈음에…

Derek Ahn
52g 팀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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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올 한 해는 어떤 점이 만족스럽고, 불만이셨나요?
내년에는 무엇을 새롭게 하고 싶으신가요?

흔히 사람들은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새해에는 무언가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마련입니다.
그게 내가 무엇이 되겠다는 목표든,
무언가를 사거나 행하고 싶다는 버켓리스트이든 말이죠.

그런데, 왜 새해에 그런 계획을 세울까요?

삶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1월 1일은 그냥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수천의 날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어제 일들은 새해에도 이어질 것이고,
나는 더 건강하고 활기가 넘치지도 않으며 (나이는 계속 먹어가니까요)
12월의 고민들을 산타 할아버지가 가져가 주지도 않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는 뭔가 계기가 필요하고,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계기가 시간,
그 중에서도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 아닌가 합니다.
장소의 변화, 나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보다는 스트레스가 적으면서도
명확하게 구분되고 뭔가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것 말입니다.

변화를 위한 한 걸음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우리는 살면서 행동하기 위해 많은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것은 반드시 필요를 의미하지도 않고,
인과관계를 수반하지도 않습니다.
때로는 사소하고 뜬금없기도 한 것이죠.

시험이 끝났으니 한 잔 하자,
핼러윈이니까 놀러가야지,
할 거 없으니까 게임이나 하자. 등등
그래서,
어떨 때는 핑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죠.

물론 무언가를 하기 위한 단서, 전제를 만든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고정된 생활 패턴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가능하면 매번 다니는 길로 다니고,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납니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렇게 하는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경써야 하는 노력 없이도
나름 효율적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짜 효율적이고
좋은 방법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저는 변화를 시도해보지 않았고,
그래서 주는 효용을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얼마 전에 출근하는 길을 좀 바꿀 일이 있었습니다.
몇 개월 전에 매일 다니는 길에 아파트 단지 공사장이 생기면서
가로등이 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길을 외우고 있어서 핸드폰을 보거나 아무 생각 없이 걸어도
문제가 없었습니만, 겨울이 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해가 늦게 떠서 어두운 거리에서는,
작은 쓰레기나 물 웅덩이 같은 것들이 잘 안보이게 된 겁니다.

한두 번 쓰레기가 발에 치이고 물을 밟고 나서야
저는 밝은 길로 출근길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몰랐을 뿐 시장을 가로지르는 바뀐 길은
거리는 비슷했고 덜 춥고 비도 안 맞을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조직원으로서의 우리는..

도입부에서 일부러 조금 시니컬하게 “새해가 되어도 다를 것이 없다”고는 했지만,
조직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새해가 되면서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하는 일이 바뀔 수도 있고, 속한 조직이, 같이 일하는 팀원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나를 둘러싼 새로운 환경은
적응이라는 측면에서는 부담이 되는 일이지만,
어찌 보면 참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들입니다.

하는 일이 바뀌었으니 기존의 일하는 방식에서 개선할 것은 없는지
초심자의 눈으로 다시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팀원이 바뀌었으니 더 잘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조직을 위한 R&R을 고민해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작심삼일이 될 수도 있고,
기존의 방법이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으며,
관성으로 인해서 변화의 시도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관성이 주는 편안함과 익숙함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변화가 주는 좋은 점을 작게 나마 느낄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때로는 모두가 새로운 한 해를 말하는 흐름에 휩쓸려도 괜찮을 겁니다.
변화의 의지나 생각이 있는 사람만큼 힘이 되는 아군도 없으니까요.

사소한 계기를 만들어 봅시다.

에디슨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Necessity is the mother of invention)라고 했습니다.

필요는 내가 무엇을 하는데 있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즉, 어떤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없거나, 있지만 개선되어야 하는 지를
돌아보아야 내가 어떤 것이 필요한 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는 그것이 불편하고 최선의 것이 아니더라도,
반복, 익숙함으로 인해 이미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핍이나 개선의 여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말입니다.

새해는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게 단순히 달력 상의 1과 1로 구성된 날짜 뿐일지라도 말이죠.

그리고 적잖은 시간을 할애해서 읽어 주신
이 글도 어쩌면 사소한 계기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제가 바라는 바 이기도 하고요.

그럼 여기까지 읽으신 김에,
내 책상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바꿔야 할 부분 하나만 찾아보시죠.
작지만 소중한 시작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도서관의 일원으로서
몇 가지 글을 쓴 올 한 해는 저에게도 의미가 있는 해였습니다.
다른 필진처럼 전문성을 가지고 쓴 글도 아니고
그냥 생각하는 바를 쓸 뿐이지만,
더욱 더 생활에 있어 깊은 고민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든지,
나도 전문적인 분야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다지는 등
스스로도 변화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은 계기를 찾는 노력과 이를 통한 (좋은 쪽으로의) 변화가
확산되어 더 나은 너와 나, 우리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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